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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 영화는 이 장면 하나로 압축될 수 있는 걸까.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은 맘 먹고, 작정하고 까야겠다는 생각으로 보지 않는 이상 흠을 잡을 만한 곳이 없는 영화다.
80년대 후반에 태어난 사람이라 영화가 배경으로 하고 있는 세대를 제대로 살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냥 척 봐도 디테일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연출의 정성이 팍팍 묻어났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연기를 잘 하는 남배우라고 생각하는 최민식과 차세대 연기파 배우 하정우부터, 기 쎈 여사장님과 "살아 있는" 누나들까지, 주·조연, 단역을 빼놓지 않고 모두가 좋은 연기를 보여주며 연출의 리얼리티를 극대화했다.
연출의 세부 카테고리로 포괄할 수 있는 촬영이나 음악 부문은 박수를 보낼 만큼 칭찬할 수준은 아니나 그렇다고 어느 한 부분이 거슬릴 정도로 떨어지는 수준은 절대 아니다.
이제는 일종의 트렌드가 되어 버린 평행적 구조의 플롯 역시 전혀 비약이 없으면서 누구나 한 번 보면 쉽게 이해가 되게끔 치밀하게 짜여 있다.
플롯이라는 큰 주제의 한 디테일인, 영화가 주는 메시지에 조금 더 집중하자면 이 부분 역시 트렌디함을 띠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과거를 주요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현재 진행의 시제로, 최후의 멘트에서 미래 시제로 바뀌는 카운터 펀치를 휙휙 날리며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어두운 단면을 노골적이면서 극적으로, 세련되면서 지나치게 미화되지 않게 그려냈다.
정의로운 결말을 바라던 사람들에겐 카타르시스의 기회를 주지 않고 있지만 내가 보기엔 이 역시 시대 흐름과의 영합으로 이해할 수 있다.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공공의 적> 시리즈의 통쾌한 복수(?) 같은 것은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이 아닐까.
과연 영화의 부제로 달린 "나쁜놈들"의 "전성시대"란, 과거를 의미하는 것인지 현재를 의미하는 것인지 두고 두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물론 영화의 주인공들이라 할 수 있는 "나쁜놈들"은 어떤 식으로 나쁘다고 규정되는 것인지, 어느 범위의 사람들까지 "나쁜놈들"로 묶을 수 있는지에 대한 숙고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지사.
요약하자면 훌륭한 웰메이드 영화다.
79년생 감독 윤종빈의 행보에 부담스러울 만큼 큰 기대를 걸게 되었다.
기대의 최적치를 맞추기 위해 그의 과거작부터 한 번 훑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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