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스 지명타자, 그 아픔의 역사

| 2011. 11. 5. 00:39

최근에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아서 내용의 중요성을 떠나 그냥 짧게 번역할 만한 글을 골랐다.
아메리칸 리그의 특색이자 장점인 지명타자 자리를 이토록 못 살리는 팀도 참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정규시즌은 물론이거니와 포스트시즌에서도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번 시즌 최소한 쟈니 데이먼 급의 활약을 보여줄 선수가 필요하다.
물론 한 때는 원수로 지냈던, 그러나 지금은 정감가기 짝이 없는 쟈니 데이먼이 1년 더 팀에 남아있는 것도 좋다.

사람은 참 더럽게 간사한 동물이다.


원문 : http://www.draysbay.com/2011/10/31/2526883/the-updated-leaderboard-of-pain-all-time-rays-dhs

탬파베이 레이스는 올 시즌이 시작하자마자 매니 라미레즈가 은퇴하는 바람에 팀 사정이 완전 엿을 먹고 말았다.
어찌어찌 차선책으로 찾은 것이 쟈니 데이먼을 지명타자 자리로 옮기는 것.
데이먼은 지명타자 자리에서 올해 총 16홈런과 .328의 wOBA, 그리고 109의 wRC+라는 기록을 올렸다.
솔직하게 말해서 데이먼의 성적이 그리 출중한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는 레이스의 팀 역사를 돌이켜 봤을 때 가장 훌륭한 지명타자가 아니었나 싶다.

데이먼 개인 기록을 살펴 보면, 그가 올해 올린 WAR 기록은 그의 시즌 중 4번째로 좋지 못한 수치다 ㅡ 아마도 그의 수비력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여전히 데이먼이 이번 시즌에 보여준 활약은 나를 상당히 기쁘게 했다.
아마 거기에는 레이스의 지난 지명타자들이 형편없는 성적을 올렸다는 것과 리그 전반적으로 지명타자들이 부진했다는 것(예를 들어, 아담 던의 WAR는 -2.9나 된다!)이 한 몫 했으리라고 본다.

아래에는 레이스 역대 지명타자들의 WAR와 그 수치를 타석(plate appearance, PA)으로 나눈 수치를 그래프로 그려 본 것이다.
데이먼은 이 그래프에서 거의 최상위권에 위치함을 알 수 있다.


몇 가지 생각 :

1. 첫 번째로 가장 명백한 사실은 조 딜런을 지명타자로 두자는 것![각주:1]

2. 호세 칸세코는 766번의 타석 동안 .386의 wOBA를 기록했다.
이 기록은 레이스 역사상 가장 훌륭한 기록이기는 하지만 그 기록이라는 것이 대부분 약물 덕을 본 것이기 때문에 칸세코에게 무언가 명예를 내려주기엔 힘들다.

3. 단 한 시즌 만에 데이먼은 쟈니 고메즈와 같은 1.5의 WAR을 기록했다.
내 예상에 고메즈는 이번 시즌에 FA가 될 것 같고 몇몇 레이스 팬들은 옛 정을 생각해 그와의 계약을 바라고 있겠지만, 그는 수비력 없는 브랜든 가이어의 비싼 버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4. 클리프 플로이드는 탬파베이에서의 시간 동안 주목할 만한 WAR을 기록했으나, 타석이 고작 284개밖에 안 된다.
이는 반 시즌에도 못 미치는 분량이다.

5. 그렉 본 또한 상당히 훌륭한 성적을 올린 것으로 보이지만, 이 점을 생각하자.
그의 WAR 비율[각주:2]은 거의 쟈니 데이먼과 비슷하다.
이 사실은 만약 제이슨 지암비나 짐 토미, 러스 칸즐러 같은 선수가 계약 대상에서 제외되었을 경우 쟈니 데이먼이 내년 시즌에 쓸 수 있는 훌륭한 옵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그리고 내가 알기론 제이슨 지암비는 이미 옵션에서 떨어져 나갔다.[각주:3])

6. 각 그래프의 두께는 그 선수의 타석 수에 비례한 것이다.
  1. 단순히 WAR을 PA로 나눈 수치만 봤을 때 조 딜런은 역대 가장 훌륭한 수치를 올리고 있으나, 모집단이 너무 작으므로 사실상 아무 의미 없는 수치에 불과하다. 장난조다. [본문으로]
  2. WAR을 PA로 나눈 수치. [본문으로]
  3. 제이슨 지암비의 소속 팀 콜로라도 로키스는 2012년에 대한 그의 옵션을 행사했다. 링크 참조.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