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 앤드류 프리드먼과의 인터뷰

| 2011. 11. 13. 01:29

솔직히 이런 인터뷰가 원래 다 그렇듯, 동문서답이 난무하는 인터뷰다.
하나의 간단한 예를 들면, '왜 늦었나?' '늦었습니다.' 식의 문답이라는 것이다.
그래도 스포츠 인터뷰가 원래 이런 식이라는 것을 알면 그다지 거슬릴 것은 없고, 무엇보다 앤드류 프리드먼의 인터뷰라는 것이 새삼 신선하게 느껴져서 번역하게 되었다.

나보다 나이가 많기야 하지만 내가 느끼는 그의 이미지는 '참 똘망똘망한 젊은 친구'다.
테오 엡스타인이 무너진 현 상황에서는 단연 앤드류 프리드먼이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GM이 아닐까 싶다.

원문 : http://www.draysbay.com/2011/11/9/2548479/q-a-with-rays-executiive-vice-president-andrew-friedman


제목 그대로다.
앤드류 프리드먼은 바쁜 그의 시간을 쪼개 2011년 시즌과 여러 다른 주제에 대한 질문들에 매우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다.
모두 재미있게 읽었으면 좋겠다.

에릭 하만 :
이번 시즌에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은 누가 뭐래도 아주 뛰어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전반적인 여론과 이 사이트[각주:1]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번 시즌에 예상된 레이스의 승수는 많아봐야 85승 정도였다.
당신은 이 팀의 그런 성공에 얼마나 놀랐나?

앤드류 프리드먼 :
이번 시즌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9월 달에 의미 있는 경기를 치르고[각주:2] 만약 그 결과가 좋다면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고 있었다.
지난 겨울에 여러 선수를 잃었지만,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로스터에도 충분히 자신감이 있었다.
물론, 아메리칸 리그 동부에 속해 있다는 것은 포스트시즌에 대한 가능성을 낮추는 요소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팀의 선수들이 가진 재능에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다.
시즌의 더뎠던 시작과 여름의 슬럼프는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희미하게 했다. 
지난 9월에 일어난 일은 아주 가능성이 희박한 일이었다.
그러나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에겐 우리가 이루어 낸 일을 하기에 충분한 역량이 있었고 그런 능력에 대한 신뢰 덕분에 선수들 또한 뒤쳐진 상황에서도 끝까지 믿음을 포기하지 않았다.

에릭 하만 :
162번째 경기 9회말에 댄 존슨이 타석에 들어선 순간부터 롱고리아의 타구가 좌측 담장을 살짝 넘기기 전까지 당신의 감정을 묘사해 줄 수 있나?

앤드류 프리드먼 :
그 날 밤은 마치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았는데 이는 내가 여태까지의 야구 인생에서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것이었고 또한 앞으로 다시 일어나지 않을 일일 것이다.
7점차의 열세를 극복하고 9회말 투 아웃 투 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에 맞은 연장전의 3이닝은 거의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양키스는 아웃 없이 1루, 3루에 주자를 두고 있었고 파펠본은 볼티모어에서 삼자범퇴[각주:3]를 목전에 두고 있었다.
그리고 몇 분 뒤에 우리는 플레이오프에 나가게 되었다.
말 그대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믿기 힘들 정도였고, 그에 따른 감정의 기복은 말할 것도 없었다.

에릭 하만 :
브라질의 시설은 어떤 식으로 돌아가고 있는지 알려줄 수 있나?

앤드류 프리드먼 :
우리는 브라질에 투자한 장기적인 투자의 포텐셜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
비록 그 결실이 완전하게 되려면 아직도 몇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유망한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프로그램은 이미 시작되었다.

에릭 하만 :
지난 5시즌 동안 당신의 팀은 가장 수비력이 강한 팀이었다.
상대 타자에 맞춰 수비수들이 항상 완벽한 위치에 서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당신은 선수들의 수비 위치를 정하기 위해 직접 어떤 필드 추적 자료를 보는 편인가, 아니면 코칭 스태프에게 더 의존하는 편인가?
아니면 그 둘의 혼합인가?

앤드류 프리드먼 :
우리의 야수들이 자주, 가능한한 최적의 수비 포지션을 지킨다는 것은 대단히 자랑스러운 일이다.
매든 감독이 자주 말하듯이, 우리는 라인 드라이브를 잡아낸다[각주:4].
우리는 선수들에게 적당한 수비 위치를 배정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세세한 정보를 활용하는 편이고, 코칭 스태프들은 단순히 그런 정보를 선수들에게 사전에 전달하기도 하지만 필요할 때는 직접 공이 인플레이 되었을 때 지시를 내리기도 한다.

에릭 하만 :
코리 웨이드를 방출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말해줄 수 있나?
당시에는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빈 자리도 있었고, 그의 마이너리그 성적도 상당히 훌륭했다.
기록과 실제 스카우팅에 차이가 있던 그런 경우인가?

앤드류 프리드먼 :
그 시점에 우리는 코리가 메이저리그 불펜에 합류하기에 부적당하다고 판단했다.
수술로부터 회복되어 돌아올 예정이었던 계투 선수들도 몇몇 있었다.
목표가 10월까지 불펜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것이었는데, 그런 목표를 위해서는 만약 선발이 초반에 일을 그르쳤을 경우 그를 대신해 60개에서 70개 정도의 투구는 해줄 수 있는 그런 롱맨이 필요했다.
그가 양키스전에서 보여주었던 모습을 고려했을 때 우리는 그를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합류시킬 수도 있었지만 그럴 경우 계획했던 불펜 운용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었다.

에릭 하만 :
당신은 선발 투수들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에 있어 믿을 수 없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
당신이 생각하기에 어떤 점이 이런 성공을 이어나갈 수 있게 하는 것 같나?
테오 엡스타인이 최근에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각주:5]와의 인터뷰에서 투수들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은 일종의 "시장 이례현상[각주:6]"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신은 그 의견에 동의하는 편인가?
우리가 당신과 제임스 클릭[각주:7]이 선발한 우리 팀의 스타 선수들이 가진 운에 대해 항상 감사해야 한다고 보는가?

앤드류 프리드먼 :
지난 몇 년간 우리의 선발 투수들이 큰 부상 없이 활약해주었다는 것은 누가 뭐래도 최근 우리 성공을 있게 한 중대한 요소다.
우리는 직접 팜 시스템에서 키운 선수들로 로테이션을 꾸리고 있기 때문에 빅 리그[각주:8]에 올라오기 전부터 건강에 대해 꾸준히 준비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 사람들의 노력이 관여한다.
탬파베이를 포함해 모든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일하는 우리의 의료진들, 근육 코치진[각주:9], 투수 코치진들이 그들이다.
당연히 우리의 선발 투수들 그 자신들의 노력도 무시해선 안 된다.
그들은 그들이 현재 해내고 있는 것들에 대해, 그리고 정규 시즌은 물론 오프시즌에도 열심히 노력하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직접 메이저리그에 올라와 제임스 쉴즈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지 보고, 그 노력이 시즌에서 두 자리 수의 완투 횟수로 보답되는 것을 보면서 배우게 되는 것은 어마어마한 것이다.

에릭 하만 :
최근에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Baseball Prospectus)의 마이크 패스트는 포수의 포구 능력이 한 시즌 동안 팀에게 얻게 하는, 또는 읽게 하는 점수가 몇 점인지 연구한 적이 있다.
그는 스트라이크 존에 걸치는 애매한 볼을 뛰어난 포구로 스트라이크로 바꾸는 것은 평균 약 0.13점을 버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가장 뛰어난 포수의 경우 1년에 몇 점을 팀을 위해 버는 반면, 가장 형편없는 포수는 몇 점씩을 깎아먹는 셈이다.
당신은 이 연구 결과를 본 적이 있는가?
또는 탬파베이 산하 모든 포수들에게 좋은 포구 방법을 강조하는 편인가?

앤드류 프리드먼 :
우리는 포수들의 포구법을 상당히 강조하는 편이다.
포수 코치 제이미 넬슨은 각 포수들의 테크닉을 세심히 관찰하는 사람이고 그를 포함한 포수 코치진은 각기 다른 특정 분야의 발전을 위해 선수들에게 집중 연습을 시킨다.
어떤 기술적인 분야든지, 어떤 선수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최근의 연구 조사들은 야구인들이 수십년 동안 말해오던 것을 확인해주고 있는데, 바로 그것이 테크닉과 관련되어있다.
즉, 뛰어난 송구로 주자를 잡아내는 것보다 포수의 수비력 자체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에릭 하만 :
에반 롱고리아나 웨이드 데이비스처럼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기 이전에 계약을 하는 경우, 고려하는 요소들은 무엇인가?

앤드류 프리드먼 :
우리가 장기 계약을 할 때는 수없이 많은 요소를 고려하고, 그것은 매우 복잡한 과정이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것들이 있다.
첫째로, 선수 자신이 그 계약이 정당하다고 느껴야 한다.
그 어떤 선수도 자신의 첫 장기 계약 때의 그 신중함을 후회할 리는 없으나, 그것은 결국 선수 자신에 달린 일이다[각주:10].
둘째는 우리가 투자하는 그 선수, 그 사람에 대해 우리 자신이 좋은 느낌을 받아야 한다.
성격, 직업 윤리 그리고 경쟁을 즐기는 능력 등은 우리에게 중요한 요소들이고, 우리가 여태까지 체결했던 장기 계약들은 이런 두 가지 면에서 굉장히 자신있는 계약이다.

에릭 하만 :
투수를 키우는 게 어렵나, 타자를 키우는 게 어렵나?
최근 몇 년의 추세를 살펴 보면, 이 팀은 뛰어난 투수는 여럿 키워냈지만 타자 쪽에서는 은근히 지지부진한 것 같다.

앤드류 프리드먼 :
한 마디로 말해 유망주를 키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새로운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올라와 뛰어난 활약을 보이는 것은 표면적으로만 본다면 쉬운 일처럼 보일지도 모르나, 좀 더 깊게 파고 들어가면 일을 그르칠 수 있는 요소들이 산재해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잘못된 방향으로 일이 흘러가지 않게끔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투수 유망주와 관련된 프로그램에서 분명히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몇 년간 괜찮은 타자 유망주도 육성해왔고, 현재에도 메이저리그에서 인상 깊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에릭 하만 :
2008년에 당신은 총 11명의 투수진을 팀의 목표로 삼고 거기에 도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말을 했다.
지금의 로테이션으로 당신은 그 지점에 도달했나?
아니면 당시의 목표에서 바뀐 것이 있나?

앤드류 프리드먼 :
우리는 항상 최선의 방법을 지향한다.
현재까지는 12명의 투수진이 가장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
12명의 투수진은 선발진이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하게끔 하면서도 적절한 전술적인 시도를 가능하게 하는 숫자다.

인터뷰를 위해 시간을 내준 앤드류에게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1. 디레이스베이(DRaysBay)를 의미한다. [본문으로]
  2. 확실하진 않지만 아마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두고 다투는 '중요한 경기'를 의미한 것이 아닐까. [본문으로]
  3. 원문에는 1-2-3라고 되어 있는데 그 의미가 삼자범퇴와 흡사하여 직역하기보다 의역했다. [본문으로]
  4.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문자 그대로의 의미라기에도 이상하고 무언가를 비유적으로 말한 것이라고 해도 깊은 뜻을 모르겠다. 내 추측이 좀 더 확신하는 편은 전자의 경우인데 체공 시간이 짧은 라인 드라이브마저 쉽게 잡아낼 정도로 야수들의 애초 위치 선정이 좋은 편이라는 것을 말하려는 것 같다. [본문으로]
  5. Sports Illustrated, SI라고 자주 줄여 표기하는 스포츠 잡지. [본문으로]
  6. 원문에는 market inefficiency라고 되어 있다. 현실에서는 market anomaly라고도 하는데, 짧게 말해 이는 가격이 별 이상한 이유 때문에 변동하는 것을 말한다. 더 자세한 것은 링크를 참조. 테오 엡스타인이 이야기한 것을 의역하면 투수의 건강은 그 선수의 연봉과는 다소 별개인 경향이 있으며, 그 부분을 파고 들면 실제 가치보다 더 싼 가격에 계약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본문으로]
  7. 제임스 클릭은 레이스 조직에서 Coordinator of Baseball Operations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는데, 원래는 세이버매트리션으로 레이스에서의 주요 업무는 성적 분석을 통한 로스터 관리, 드래프트, 연봉조정 등 선수 운용 전반적인 분야에 관여하는 사람이다. [본문으로]
  8. 메이저리그를 가리키는 말. [본문으로]
  9. strength coaches, 아마 근력 운동과 관련된 헬스 트레이너 정도의 코치가 아닐까 싶다. [본문으로]
  10. 그러니까 그 누가 뭐라고 해도 그 선수에게 계약의 필요성을 납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인 것 같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