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치(Davichi) - 슬픈 다짐

| 2012. 4. 11. 12:12

다비치의 데뷔 앨범에 들어 있는 노래라는데 데뷔가 2008년으로 생각보다 느리다.
느낌에는 나 고등학교 때쯤에나 데뷔한 것 같은데 이렇게 왜곡된 기억이 남게된 것은, 이들이 여태까지 터트린 히트곡의 숫자가 많아서이리라고 생각한다.

데뷔 즈음만 해도 씨야나 가비앤제이 같은 여성 다인조 발라드 그룹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던 터라 신선한 느낌이 덜했는데 댄스 위주의 걸 그룹이 무섭게 양산되고 있는 현재의 관점에서 보자면 다비치라는 그룹의 정체성은 상당히 뚜렷한 편이다.
무섭게 정적인 이들의 무대를 보고 있자면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한 자세로 계속해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

다비치와 요즘 걸 그룹을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뛰어난 가창력 이야기가 빠질 수가 없는데, 꼭 현재 판국과의 비교가 아니더라도 4년 전의 다비치는 노래를 썩 잘 부르는 축에 속한다.
감정을 담아내는 기술이 조금 부족한 감이 있긴 하지만 원래 노래 분위기가 쉬크함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
오히려 지나치지 않은 감정 이입이 최근의 기계적인 감성이나 너무 쥐어짜서 억지스러운 신파에 비해 훨씬 듣기 좋은 분위기를 조성한다.
과거의 기억과 트리거로서 관계가 있어도, 꼭 그런 특정한 기억과 관련이 없어도 듣기 좋은 노래다.

사람들이 격렬하게 부침하는 가장 최근의 트렌드를 좇으면서도 자꾸 옛날 노래, 옛날 노래 타령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이런 것이다.
트렌드의 흐름에 따르자면, 유행이 되는 스타일이라는 것은 상대적인 것이라 그 특정한 기간을 벗어난다면 다시는 완벽하게 재현될 수 없다.
억지스럽게 만들어진 인위적인 복고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라는 말이다.

다비치 같은 팀이 꾸준하게 노래를 불러줄수록 그만큼 팬들이 되짚어볼 수 있는 과거도 늘어날 것이다.
꼭 강민경의 몸매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다비치를 응원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이게 데뷔한 지 몇 달 뒤의 모습인 것 같다. http://comm.blog.segye.com/19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