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ven

| 2012. 5. 2. 20:13

언제 봐도 훈훈하기 짝이 없는 명장면[각주:1].
스토리 라인에 등장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주의 깊게 기억하고 엔딩까지 온 관객이라면 충분히 예상이 가능한 시나리오이기는 하지만 그런 엔딩을 예상했냐 안 했냐의 여부를 떠나 정말 짜임새 있게 만들어진 장면이다.
모건 프리먼의 싸대기, 케빈 스페이시의 건조한 미소, 브래드 피트의 울먹임으로 이어지는 삼연타는 어째서 21세기의 영화 팬들이 데이빗 핀처의 필모그래피를 진득하니 감상할 필요가 있는지 아주 직설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카메라와 대사 처리 등이 사뭇 간결하고 담백하게 느껴지면서도 사이 사이 여백의 긴장감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탄탄한 연출은 비단 이 장면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이런 식의 느와르를 감상하면서 화면의 폭력성 같은 것에 연연하지 않을 만한 사람이라면 위 문장에 누구나 당연하게 고개를 끄덕거릴 것이다.
고담 시티와 같은 가상의 도시라고 여겨질 만큼 훌륭한 로케이션, 여러 방면에서 깨알 같은 완성도를 높이는 조연들, 사실감이 피부로 직접 와닿는 것 같은 연출 ㅡ 로케이션과 맞물려 들어가는 이야기지만 범죄 현장의 연출, 관련된 인물의 분장 등 디테일의 완성도가 으윽 정말 짱이다 ㅡ 적당한 무게감과 진중함을 가진 주 스토리 라인의 중용적인 재현, 메인 스토리와는 별개로 돌아가는  모건 프리먼 개인의 이야기를 세세하게 살리는 배려 ㅡ 이는 다른 말로 하면 원래 영화의 시나리오 자체가 상당히 탄탄했다는 뜻도 될 터 ㅡ 등 데이빗 핀처는 영화 <세븐>에서 긴장감 연출이라는 자신의 특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사실 선후 관계를 엄격하게 하자면, 데이빗 핀처가 다른 영화들에서 <세븐>에서 보여준 자신의 장점을 다시 한 번 발휘했다고 하는 것이 더 옳은 말이겠지만 말이다.

순하게 생긴 외모에서 어떻게 저렇게 치열한 생각이 나오는 건지 신기할 따름.
하긴 그의 또 다른 대표작 <소셜 네트워크>의 실제 주인공 마크 주커버그도 외면의 허술함과 내면의 치밀함이 극명하게 대조되는 인물이긴 하지만.

http://blog.naver.com/saggang/40020109016

길게 빨아봐야 영화의 감동을 전하기엔 내 글 솜씨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 기네스 팰트로만 짧게 언급하고 끝낸다.
영화 개봉 당시 23살이었던 이 여자는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외모를 가지고 있다.
어째서 인터넷에, 침대에 누워 있던 기네스 팰트로를 브래드 피트가 백 허그하고는 "I love you so much."라고 하자 그녀가 "I know."라고 하며 미소를 짓는 그 부분이 왜 스크린샷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 나로서는 알 길이 없다.
다만 모건 프리먼과 기네스 팰트로가 간단한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유튜브에서 찾았으므로 아래 첨부한다.
지금이야 많이 늙어버린 감이 있지만, 크리스 마틴이 여전히 개객끼인 것엔 변함이 없다.

  1. 명장면이긴 하지만 굉장히 훌륭한 반전 영화로 분류되기도 하는 <세븐>의 참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굳이 보지 않아도 된다. 영화를 직접 감상한 뒤 후식으로 다시 보라.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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